생각 담기

용이동 코다리찜

Main squeeze 2022. 3. 24. 17:02

잿빛 구름 가득 뉜 어느 흐린 날,

분주했던 오전 업무를 마치고 직원분과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서둘러 차를 타고 회사를 빠져나갔다. 동탄에 거주하는 직원분은 이곳 지리를 잘 모르기에 근방의 맛집을 물어왔지만, 면접에서 대답하기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은 듯했다. 집돌이인 나는 달리 대답을 하지 못했고 로컬이긴하지만 주변 상권 파악이 아직 되지 못한 내 덕분에 우선은 식당가로 가서 컨택하기로 했다.

 

족발집, 중식집, 유부초밥집, 국밥집, 국숫집, 고깃집을 지나치며 눈에 들어온 간판을 보고 직원분과 사인을 주고받았다.

 

"코다리?"

 

"음." (끄덕)

 

"코다리?"

 

"코다리." (끄덕끄덕)

 

 

 

간판 한편에 평택점이라 되어있는 것을 보아하니 체인인 듯한데 생소하기만 했다. 우선 입장.

 

 

 

 

 
깔끔한 느낌의 홀은 주방 너머로까지 길게 뻗어있었고 오후 두시 반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 한산했다. 북적임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좋았다.
 
 
 
 
 
 
 
코다리 먹으러 들어왔는데 해물의 향연이다. 방문 시간이 늦어 점심 특선은 기대도 안 했는데 오전 열한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제법 후하다. 점심 특선으로 코다리 찜 두 개, 새우 잎새 만두를 주문했다.
 
 
 
 
 
 

나는 게장을 즐기지 않지만 본가 올라갈 때 포장 한번 해서 모친 반응 한번 살펴볼 예정이다.

 

 

 

 

 

 
원산지 표기에 충실한 모습, 메뉴가 많은 편에 속해서 재료 출처가 분명하다.

 

 
 
 
 
 
 
 
 
 

 

코다리를 싸먹을 수 있는 김을 제외하고 기본 찬에서의 이색적인 모습은 없다.
 
 

황태 미역국, 국물 시원한거야 말할 필요 없겠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다. 아, 시원해.

 

 

 

 

 
찬을 모아놓고 잠시 일상을 얘기하는데 곧 메인 메뉴가 올라온다.
 
 
 
 
 

홍해가 갈라지듯 기본 찬을 서둘러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낸다. 통통하게 오른 살을 젓가락으로 한 움큼 잡아내 입에 넣어보니 기존에 알던 찜 맛과 큰 차이는 없다. 그렇다고 심심한 맛도 아니다. 적당한 매콤함에 끝 맛은 달아 손이 잘 간다. (술 땅김)

 

 

 

 

 

제법 두꺼운 톳김 위에 살을 올리고 먹어보니 바삭한 식감과 앞선 맛에 고소함까지 더해진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반찬 삼아 식사를 이어가는데 또 접시가 올라온다.

참, 만두 시켰었지. 모양새를 보아하니 왜 잎새 만두였는지 단박에 이해가 간다.

 

 

 

 

 

생각보다 취급 메뉴가 많아 놀라긴 했지만 코다리조림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편이고 재방문 때에는 해물탕이나 꼬막 비빔밥도 초이스 해보고 싶다.

또 와야지.